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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리의 창과 소셜미디어


여러분은 처음 누군가를 만났을 때 쉽게 마음을 여실 수 있나요? 타고난 성격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낯선 사람을 만나면 쉽게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낯선 사람과 관계가 맺어질 경우 우리에게 좋은 결과가 생길 수도 있지만 반대로 나쁜 결과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오프라인 네트워크에만 익숙했던 사람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링크나우 등 소셜미디어에서 친구를 사귈 때 어려움이 아주 많습니다. 내가 친구 맺기를 요청하면 상대편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또 상대편이 나에게 친구맺기를 요청해 오더라도 과연 친구를 맺어도 될까 하는 우려가 생깁니다. 이 모두 낯선 사람에 대한 본능적인 경계심이 발동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소셜미디어에 처음 접하면서 나를 가장 편안하게 해 주었던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실명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명으로 하게 되면 익명성이 보장되므로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감이 없어질 수 있는데, 실명원칙은 상호 책임감을 갖고 교류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상대에 대한 경계심을 조금은 누그러뜨려 주는 것 같습니다. 더욱이 자신의 사진을 공개하도록 하는 것은 나도 다른 사람의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 두려움을 가시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저는 퍼실리테이터로서 회의나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참석자들이 서로에 대하여 알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을 꼭 갖고 있습니다. 처음 사람을 만났을 때 명함을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사업에 대하여 얘기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다음으로 각자의 특징이나 현재의 에너지를 설명하게 함으로써 조금더 옆에 앉은 사람들과 친숙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스킨십을 곁들인 아이스브레이킹 게임을 통해 함께 웃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서로에 대하여 편안한 상태가 되어야 우리는 우리의 솔직한 의견을 발표할 수 있는 마음열기가 되는 것입니다.

소통을 위한 마음열기에 대하여는 많은 이론들이 있습니다. 상기 표에서 보는 조하리의 창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소통을 통해 상호 정보제공을 쉽게 하려면 나와 남의 사이에서 모르는 영역을 넓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나와 남의 사이에는 아는 영역과 모르는 영역이 있는데, 이러한 4분면에서 나는 아는데 남이 모르는 영역(Facade 파사드)은 내가 나에 대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넓혀질 수 있고, 나는 모르는데 남이 아는 영역(Blind Spot 블라인드 스폿)은 남에게 피드백을 요청함으로써 넓혀질 수 있습니다. 모르는 영역이 좁혀질수록 사람 사이의 정보 소통은 잘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제 TV에서 차두리 선수와 정대세 선수간의 소통의 장면을 보면서 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는 말을 거는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을 건다는 것은 나를 공개하고, 상대방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질문을 하여 상대방을 알려고 하는 자세일 것입니다. 즉, 소통의 출발점은 나에 대한 공개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모르거나 궁금한 것에 대하여 말을 하는 과정에서 그릇된 정보가 수정되고 올바른 정보, 더 나아가서 새로운 창의적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셜미디어에 대하여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악성 댓글의 경험이 있거나, 개인정보의 노출을 통해 피해를 입은 분들은 극도로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매스미디어의 시대에서 소셜미디어의 시대로 가면서 우리 스스로가 정보제공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또한 가명이나 익명을 배제하고 실명과 사진을 올림으로써 자신이 올린 글에 책임을 가져야 하는 무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특히, 1인 창업자들은 비용을 최소로 하면서 자신의 브랜딩을 형성할 수 있는 좋은 터전이 소셜미디어에 의해 제공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은 개방과 공유의 문화를 기본으로 정립함으로써 아직 활동을 망설이는 분들을 포용할 수 있도록 그 유용성을 알리고, 해악을 줄이는 노력을 하여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아직 소셜미디어에 대하여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분들은 변화하는 환경을 이해하여 자신의 사업을 잘 하려면 소셜미디어가 가진 장점을 반드시 활용하여야 한다는 자각을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총선과 대선을 치러야 하는 올해에는 소통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언급될 것 같습니다. 효과적인 소통을 하려면 조하리의 창에서 말하는 자기 공개와 피드백 청취를 잘 해야 함을 한햇동안 명심하면 좋겠고, 소셜미디어에 적극 참여하여 즐겁고 유익한 소통을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