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협업의 즐거움

[토론기법] 한 길 두 마음 토론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제12장. 한 길 두 마음 토론

 

의사결정의 방법은 보통 문제 혹은 이슈, 즉 과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도출하여 여러 가지 대안 중에 상호 비교를 통하여 하나 이상을 선정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방식은 해결방안이 합리적으로 도출되고, 거의 모든 사람이 사실 혹은 기타 증거자료를 보고 합치된 의견이 나올 경우에 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합리적이어야 하므로 개인의 입장과 무관한 과제내용이 많고, 혹은 개인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과제인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만약 어떤 해결대안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이 커서, 그 해결방안에 대한 나의 이해관계가 큰 과제인 경우 의사결정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아주 복잡하게 이해관계가 얽힌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단순히 찬반의 결정으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해관계가 크지 않은 경우에도 찬반 토론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 주위에 존재하고 있다. 예를들어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사안, 즉, 혼전 동거 인정해야 하는가? 와 같은 주제는 나와 직접 관계가 될 수도 있고, 관계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사안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 혹은 근거를 설명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해결방안에 대한 찬반 양론이 분분할 때 우리는 과연 어떻게 결론을 내리는가? 가장 쉬운 방법은 다수결로 하는 것이다. 찬성과 반대에 대하여 각자의 의사를 표현하게 한 후 우리 그룹 혹은 모임에서는 찬성으로 혹은 반대로 결정했다라고 하면 가장 쉬울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결정하는 경우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무엇보다도 왜 그런 의견을 표명했는지에 대한 부분이 빠져 있는 것이다. 결론만을 중시하다 보면 나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전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다른 사람의 의견이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룹활동을 하여 그룹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하여는 결과만 중요한 것은 아니고, 그 과정이 더 중요한 것이다.

 

과정을 알게 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우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발표하고 설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 기회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얘기했다는 만족감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보통은 나와 반대되는 의견을 듣기가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참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다 보면 내가 몰랐던 다른 입장이나 근거들을 알 수 있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게 된다. 이 긍정적인 효과를 높임으로써 상호에게 영향을 주게 하고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입장까지도 변경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과정을 중요시 함으로써 얻는 효과가 될 것이다. 

 

1. 한길 두마음 토론의 개요

 

한길 두 마음 토론은 간단하지만 서로의 의견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기법이다. 더 나아가 찬반 토론으로 인하여 당사자간에 분열이 발생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결과에 동의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설계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방법은 모든 사람이 마음 속에 천사와 악마의 양면성을 갖고 있음을 활용하고 있다. 우리가 결정해야 할 사항들도 사실상 이런 양면성을 가질 수 있는데 동시에 찬성을 할 수도 있고, 반대를 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결정하는 것이 좋겠는지를 구조화시켰다고 보면 될 것이다.

 

예를들어 길가를 가다가 땅위에 만원권이 떨어져 있음을 발견한 상황을 가정해 보자. 우리 마음 한켠에서는 보는 사람이 없으니 만원권을 줏어서 자기 지갑에 넣으라는 악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다른 마음 한켠에서는 이 돈을 잃어버린 사람이 얼마나 애가 탈까를 생각하고 파출소에 그 돈을 갖다 주어 주인을 찾아 주자라는 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우리는 양쪽의 목소리를 듣고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린다. 구체적인 방법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악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경우도 있고, 천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룹이 이와 같이 찬반이 나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결론을 내리는 것이 합리적일까? 한길 두마음 토론기법을 실습해 보면서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보자.

 

2. 한길 두마음 토론의 진행절차

 

(1) 준비작업

 

찬반토론이 필요한 주제를 먼저 선정한다. 찬반이 한 쪽으로 치우쳐 있을 경우에도 이 토론방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찬반 비율이 팽팽할 경우 사용하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찬반토론의 주제는 문제해결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될 수도 있다. 예를들어 공장과 관련하여 전사적인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새로운 팀을 신설하기로 했을 경우 신설팀을 CEO 직속으로 둘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해결방안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장단점을 비교해 보고 결정할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하여 이해관계자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면 한길 두마음 토론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토론방법을 익히기 위한 실습으로서 주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들면 안락사를 허용하는 것이 옳을까?의 주제를 한길 두마음 토론 주제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해결해야 하거나, 나에게 바로 영향을 주는 사항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싶고, 나의 의견도 말하고 싶은 주제가 좋을 것이다. 이 경우 토론의 규칙을 설명하기에 앞서 사전 준비작업을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전지에 주제를 미리 쓴 다음에 규칙을 설명하기 직전에 현재의 상태에서 찬성과 반대의 의사표시를 스티커로 하게 하고, 조사하고자 하는 속성, 즉 성별을 표시하게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조사결과의 다수가 모인 결론을 대상으로 각자의 합의수준을 스티커로 표시하게 한다. 이와 같이 하는 이유는 한길 두마음 토론을 진행한 후 각자가 내린 결론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눈으로 확인해 보고자 하는 목적이다.

 

(2) 주제에 대한 찬반 대표 발표

 

주제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찬반 의사표시를 함에 있어서 의사표현이 너무 간단하므로 왜 찬성인지, 혹은 왜 반대인지를 충분히 알지 못 하고 결론을 내릴 위험이 있다. 따라서 사전 학습을 위하여 미리 주제에 대하여 조사를 해 오게 하여 찬반의 근거를 전체 발표하게 하는 절차를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의견쪽을 성급하게 결론짓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부분이다. 퍼실리테이터는 한길 두마음 토론을 모두 거친 후 자신의 의견을 확정해 주도록 요청하고, 처음 의견을 고수할 필요가 없음을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사전 준비작업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강조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사전 준비할 시간이 없을 경우에는 생략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찬반 양론에 대한 근거 자료를 퍼실리테이터가 미리 검색하여 찾아 보고 갈 필요도 있을 것이다. 혹은 즉석에서 참석자들 중에 아는 범위내에서 설명해 줄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3) 한길 두마음 토론 절차 설명

 

퍼실리테이터는 모든 참석자들을 3인 1조로 재편성한다. 참석자들이 순서대로 돌아가며 1~3까지 번호를 말하게 하고 자신의 번호를 기억하게 한다. 보통 조를 임의로 나눌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퍼실리테이터는 지금부터 진행할 내용은 역할연기(role play)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즉, 자신이 어떤 의견을 가졌든지 관계 없이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게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강조해야 한다. 1번은 찬성 역할, 2번은 중립 역할, 3번은 반대 역할을 부여한다. 역할 부여를 더 시각적으로 하기 위하여 명패를 준비하면 더 좋다. 토론을 하다보면 자신의 역할을 잊고 자신의 실제 의견을 얘기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name plate 같은 것을 준비하여 자기도 보고 상대방도 볼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찬성끼리, 반대끼리 모여 승리 전략을 짜도록 토의시간을 준다. 이경우 결과적으로 승리할 경우 인센티브가 있도록 설계하면 참석자들이 더욱 게임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역할연기임을 강조하고 중립을 합리적으로 혹은 감성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도록 격려한다. 이때 중립역할을 부여 받은 참석자들을 한군데로 모아 유의사항을 전달한다. 중립은 자신의 의견에 따라 판단하면 안된다. 이를 명확히 하려면 각자 자신의 이름과 현재의 의견을 적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찬성과 반대에게 공정한 시간안배를 하도록 한다. 질문이나 말을 해서는 안되면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귀담아 들은 후 들은 사항에 근거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 나중에 판단결과를 전체 앞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해 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각자의 개인의견이 없음을 질문으로 확인한 후 찬성과 반대의 주장만을 듣고 판단하겠다는 선서를 하도록 한다.

 

전략회의가 끝난 후 조별로 위치를 잡고 토론에 들어간다. 중립은 고개를 좌우로 돌려 찬성과 반대에게 발언기회를 준다. 찬성과 반대의견을 말할 때 상대방이 아닌 중립을 보고 말하도록 유의사항을 전달한다. 다시 한번 중립에게 말을 하지 말라고 주의 사항을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찬성과 반대에게 발언기회를 주도록 한 후 토론을 종결한다. 중립은 들은 결과를 정리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 자신의 의견과 관계없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의견을 포스트잇으로 적어 제출할 것을 요청한다. 퍼실리테이터가 포스트잇을 수거한 후 중립의 역할을 한 사람별로 발표기회를 주어 왜 그런 판단을 하게 되었는지 전체적으로 공유하도록 한다. 발표가 끝난 후 종합적인 결과를 중립의 의견을 종합하여 토론의 결과를 공표한다.

 

(4) 사후 변화여부 측정

 

결론이 난 뒤에 각자의 의견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파악해 본다. 각자 토론 시간을 거치면서 그리고 토론의 결과를 확인한 후 자신의 의견을 찬반으로 표현하여 스티커를 붙인다. 스티커 옆에 성별을 적는다. 

 

토론 전과 비교하여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한번 검토해 본다. 왜 그런 변화가 있었을까, 혹은 왜 아무런 변화가 없었을까를 팀별로 토의해 보게 한다.

 

3. 한길 두마음 토론의 효과

 

한길 두마음 토론을 활용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 짧은 시간 안에 결론을 내야 할 때
  • 속내를 말하기 어려울 때
  • 다양한 의견과 논리가 필요할 때
  • 서로의 의견이 너무 견고할 때
  • 전체적 합의가 필요할 때

 

한길 두마음토론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입장 혹은 지위 없음
  • 소수의 의견 고려할 수 있음
  • 결론이 남
  • 합리적 논리가 모색됨
  • 효율을 최대화함

 

4. 새로운 안의 모색

 

결론은 찬반으로 나긴 했지만 소수의견 혹은 패(?)한 의견을 어떻게 고려해 줄 것인가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모든 그룹들이 결론은 유지하면서도 결론으로 채택되지 않은 의견을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보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여기서 전제는 결론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즉, 토론결과에 대하여는 전체가 합의를 했음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추가적으로 합의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새로운 안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 취지인 것이다.

 

추가적인 방안을 포함한 최종 결과에 대하여 자신의 합의 수준을 생각한 후 스티커로써 표현한다.

1) 나는 정말 이 아이디어가 좋아

2)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괜찮아

3) 그 안으로 결정해도 무리는 없어

4) 이 문제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어

5) 나는 아직 그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 했어

6) 그다지 좋지는 않지만 그룹결정을 반대하고 싶지는 않아

7) 나는 그 결정에 참여하고 싶지 않고, 기대감도 없어

8) 나는 이 제안을 만류하겠어

 

이와 같은 합의 수준이 토론전과 비교하여 어떻게 달라졌는지, 혹은 왜 달라지지 않았는지를 토의해 본다.

한길 두마음 토론을 진행해 본 후 학습과정의 하나로 했다면 마지막에 성찰을 해 보는 것이 좋겠다. 즉, 토론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사항을 포스트잇에 적어 성찰을 위한 전지에 붙이고 서로 읽어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토론은 숫자가 적을 경우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고, 주제가 찬반으로 나뉘어지지 않는 경우에 적용하기가 곤란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모든 참석자들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충분히 주제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 자신의 의견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법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협업의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Bigger Game  (0) 2012.10.19
[돌출상황] 어려운 상황 대처하기  (1) 2012.05.29
의사결정  (5) 2012.05.19
아이디어 수렴  (4) 2012.05.07
브레인스토밍 기법(2)  (0) 2012.04.28